2024 LCK 서머 T1 vs 한화 생명 결승 진출전 간단 리뷰
정말 엄청난 경기였습니다.... 한화의 미드 정글이 얼마나 잘하는지 충분히 증명할만한 경기였습니다. 한화생명이 2023년부터 팀의 대규모 리빌딩을 하였는데, 2년의 여정 끝에 드디어 결승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1세트는 LCK 첫번째, 페이커 선수의 통산 80번째 미드 챔피언인 케이틀린이 나왔었죠. 비록 1레벨에 투망을 찍는 상황이 나와서 초반 라인전을 불편한 상태로 출발였지만 스크림에서는 꽤 좋은 데이터가 나왔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1세트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제카선수가 스몰더로 라인전을 너무 잘 버텨내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미드의 선 푸시로 인하여 초반 오브젝트인 공허 유충과 바람용을 전부 먹을 수 있었죠.
하지만 게임을 전체적으로 이끌어나간 것은 바로 피넛 선수의 뽀삐였습니다. 갱, 다이브, 강타싸움, 소규모 교전, 한타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캐리하며 결국 1세트의 pog를 차지하였습니다.
2세트부터는 본격적인 티원의 4포 조합이 시작되었습니다. 서포터 챔피언중에 그나마 탱킹력이 좋은 알리스타를 기용하고 모든 라인에 딜러를 기용하는 티원의 밴픽이 인상적이었죠.
2세트는 굉장히 엎치락 뒤치락 하며 팽팽한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6유충을 먹은 티원은 운영 면에서 한화생명보다 편한 모습을 보였고 한화생명은 운영보단 잘라먹기 식의 교전을 해가며 게임을 풀어나갔죠.
그러나 게임을 끝낸 것은 명불허전 페이커 선수의 트리스타나 였습니다. 미친 딜각과 핑퐁으로 쿼드라킬을 따내며 게임을 끝내며 2세트의 pog를 차지하였습니다.
2세트 중간에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장면이 나왔죠. 바로 케리아 선수의 토일렛 이슈(...)
가끔가다 나오는 퍼즈지만 나왔을때의 영향력이 정말 엄청난 것 같습니다. ㅋㅋ
3세트도 어김없이 피넛 선수의 뽀삐가 게임을 지배했습니다. 정말 피넛 선수는 세주아니, 마오카이, 바이, 뽀삐를 잡았을때의 플레이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높은 위치에서 게임을 조망하며 지휘하는 사령관 역할의 피넛 선수와 메이킹이 가능한 정글 챔피언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가 압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9분경에 진, 스몰더, 뽀삐의 궁극기가 합쳐져 페이커 선수의 코르키를 따내는 장면은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개개인의 챔피언 이해도도 중요하지만, 팀원들 간의 호흡이 정말 잘 맞았던 장면이었습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피넛 선수가 pog를 받으며 한화생명이 2경기를 먼저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4세트에도 티원식 4포 조합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론상 4개의 챔피언중 하나만 고성장해도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유일한 탱커인 레오나가 없을 때 한타가 붕 뜰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죠.
또한 레드 진영 마지막 픽으로 도란의 나서스가 나왔습니다. 탑이 코르키라는 것을 확정짓자 원거리 챔피언 상대로 성능이 상당히 좋은 나서스가 나오며 스몰더와 나서스의 스택형 챔피언을 2개 기용하여 후반을 지향하였습니다.
이번 세트에서도 또 뽀삐의 캐리가 나왔습니다...만 이번에는 피넛이 아닌 딜라이트의 서폿 뽀삐였죠. 게임 초반부터 번개같은 점멸 e스킬로 미드 로밍을 성공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내었습니다. 또한 앞서 티원의 조합은 탱커인 레오나가 없으면 4명의 딜러가 앞라인 없이 한타를 해야하는, 소위 티원식 서커스 조합이라고 언급하였습니다. 그리고 딜라이트 선수는 이를 간과하지 않고 한타마다 레오나를 날려버리며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쯤 되면 뽀삐가 사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4세트도 결국 피넛 선수가 바론을 스틸해내며 연속된 두 번의 한타를 승리하며 한화생명이 3대1의 스코어로 시리즈를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결승 진출전은 특히 한화생명에게 의미가 깊었는데요, 스프링 시즌에는 지금과 똑같은 상황에서 티원에게 아쉽게 3대1로 패배하며 결승전에 가지 못하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스프링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며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시즌은 2016 서머 시즌, 그러니까 한화생명이 아직 락스 타이거즈 였을때 이후로 처음으로 결승전에 가게 된 시즌이기도 합니다. 그 때 우승을 거머쥐었던 정글러가 바로 피넛 한왕호 선수였습니다. 그러니까 팀을 떠난 이후로 8년만에 다시 돌아온 후 팀을 결승으로 이끈 것이죠. 정말 멋있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목에 간단 리뷰라고 써놓았지만 주절주절 쓰다보니 내용이 꽤나 늘어나게 되었네요. 내일이 바로 서머 결승전이기 때문에 리뷰를 또 쓸까 생각중입니다만, 오늘만큼 길게는 안 쓸것 같네요.
아무튼 젠지와 한화생명 모두 화이팅입니다~~~